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워킹맘의 하루

엄마도 사람이다. 육아와 일 사이에서 번아웃을 마주한 이야기

요즘 정말 힘들다.
아니, 사실 꽤 오래전부터 힘들었는데 그냥 애써 모른 척하고 있었던 것 같다.
아이도 돌봐야 하고, 일도 해야 하고, 집안일도 끝이 없다.
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고, 그냥 버티는 게 일이 돼버렸다.

어느 날은 너무 지쳐서 거울 속 내 얼굴을 제대로 쳐다볼 용기도 없었다.
"이게 진짜 나인가?"
그냥 기계처럼 움직이는 느낌.

우연히  스트레스 검사를 할 기회가 생겼다.
그런데 결과가 너무도 명확했다. 번아웃.
왠지 모르게 울컥했다. 그냥 내가 조금 게으르거나 예민한 게 아니라 정말 힘들었던 거였구나 싶어서.




이제는 나를 챙겨야겠다

이대로 가다간 정말 안 될 것 같다.

딱 10분만이라도 나만을 위한 시간 갖기.
애들 재운 뒤 조용히 음악을 틀어놓고 멍때리거나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보기

상담도 신청했다.
사실 망설였는데,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꽤 큰 위로가 될 것 같다.

완벽하려는 마음도 조금 내려놨다.
모든 걸 완벽히 해내려는 게 오히려 나를 더 힘들게 만들고 있었던 것 같다.
가끔은 집안일을 미뤄두고, 아이 간식도 조금 대충 차려주면서 내 숨부터 돌리기로 했다.


번아웃도 지나갈 거라 믿는다

이제는 안다.
번아웃은 내가 약해서가 아니라 너무 열심히 살아왔기 때문에 찾아온 손님이라는 걸.
그래서 이젠 조금 천천히 가보려고 한다.
내가 무너지면 아무것도 지킬 수 없다는 걸 알았으니까.

앞으로도 분명 힘든 날은 또 오겠지.
하지만 그때는 예전처럼 혼자 참지 않을 거야.
조금 더 솔직하게, 조금 더 나를 아껴주면서 이 시간을 지나가 보려고 한다.

오늘도 나를 위해 고생한 나에게
"수고했어, 오늘도"